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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서비스를 Dropbox로 옮기며.

Luminon Canoness 2019. 12. 25. 21:22

 

머리말

때는 몇 달 전, 잘 사용하고 있었던 OneDrive (= Office 365)의 라이선스 만료 예정 알림을 받게 되었습니다. 골수 MS 마니아였던 저는 아무런 고민 없이 다시 갱신시키려 했으나, 그 순간 문뜩 OneDrive의 아쉬운 점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결국 갱신을 하려다 말고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1년간의 소중한 제 자료가 들어갈 주 저장소를 선택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장고의 장고를 거듭했고 결국 OneDrive를 떠나보내고 새로운 서비스로 이주하기로 했습니다.


먼저, OneDrive에서 불만이었던 점은?

클라우드로 더 효과적으로 작업할 수 있습니다.

OneDrive를 사용하면 어디서든 작업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공동 작업하거나 공유할 수 있습니다.

- Office 365 홈페이지의 문구

 

OneDrive은 아시다시피, Microsoft의 "Office 365"(이하 오피스) 제품군 중 하나입니다. 오피스에는 다양한 사무 프로그램이 있고 각각 하는 역할이 다른데, 이 중 OneDrive는 "저장소"이라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OneDrive는 오피스 프로그램과의 연동에 최적화 되어 있으며, 이들이 편집한 문서를 저장하거나 드라이브 내에서 오피스 문서를 만드는 등의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OneDrive에서는 Office 문서를 생성하거나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저는 이래서 더 불만이었던 점이 많았습니다. 일단 오피스 제품군과 매끄러운 연동이 된다는 점은 분명한 이점이었지만 저의 주 업무 플랫폼은 macOS여서 오피스보다는 iWork 제품군을 더 자주 사용했기에 다른 사람이 만든 파일을 열 때가 아니고서야 사용할 일이 없어 결국 저에게 큰 의미를 주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치명적인 이유는 시대가 변했고 이제 회사에서든 개인적인 프로젝트든 .docx 파일을 주고받으며 일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웹 상에서 실시간으로 동기화되고 동시 작업이 가능한 Google Docs라는 서비스가 출시된 이후 웬만한 업무나 개인적인 프로젝트는 이를 사용하게 되었고, 이를 지원하지 않는 OneDrive는 더 이상 저장소 이상의 무언가를 바라기 어려워졌습니다.

 

차례대로 OneDrive, Google Drive, Dropbox

그리고 서비스 디자인이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깊게 보기 전에 간단히 심미적인 측면만 먼저 보면 OneDrive는 주요 기능들의 타이포그래피 구성이 읽기 좋게 구성되어 있지 않고, 아이콘 또한 얇은 선을 사용해 비교적 난잡하고 바로 인식하기 힘든 느낌이 들었습니다. 최근 Material Design이 적용되어 화려해지고 메뉴의 가독성이 매우 좋아진 Google Drive, 깔끔하게 정돈된 타이포그래피와 메뉴 배치로 편안하게 파일을 탐색할 수 있는 Dropbox와 비교했을 때에는 더욱 아쉬운 점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차례대로 OneDrive, Google Drive, Dropbox

심미적인 부분을 넘어 좀 더 UX(사용자 경험)적인 부분을 분석했을 때에는 파일을 탐색하는 과정(Flow)과 가독성이 좋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클라우드의 웹 서비스는 집이나 회사보다도 밖에서 원하는 파일을 찾으려 할 때 자주 사용하는데, 이 부분에서 위의 두 요소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아쉽게도 OneDrive는 타 서비스 대비 이것이 매우 약하고 결과적으로 사용에 어려움이 많이 있었습니다.

 

하나 예시를 들면 "최근 항목" 기능을 말해볼 수 있는데, 보통의 클라우드 서비스들은 파일을 탐색하는 과정을 더욱 빠르게 하기 위해 대부분은 최근 사용했거나 자주 사용하는 폴더 또는 파일을 가장 눈에 띄는 위치에 강조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러나, OneDrive는 이와 비슷한 기능이 있음에도 켜자마자 보여주지 않고 "최근 항목" 탭을 눌러야 한다는 단계를 거쳐야 해서 결국 의미 없는 기능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차례대로 OneDrive, Google Drive, Dropbox

가독성 문제의 예로는 이미지 파일을 들 수 있습니다. OneDrive는 가변적인 타일 형태를 사용하고 있어 사진의 비율에 따라 한 열의 사진 수가 다르게 표시되는데 결과적으로 읽는 시선을 흩트리게 만들어서 그리드 방식의 타 서비스와 비교했을 때 빠르게 파일을 탐색하기 매우 어려웠습니다. 이와 더불어 파일 정보가 썸네일 내부에 표기되어 있어 사진에 따라 읽기 힘든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OneDrive를 썼던 이유는?

 

속도와 안정성

OneDrive는 속도와 안정성 면에서 따라올 경쟁자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이는 대용량 파일을 올릴 때 쉽게 체감이 되는데, Google Drive와 비교했을 때 몇 배의 속도로 업로드되고 오류도 인터넷이 끊기는 등 극한 상황이 아니라면 쉽게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상 없는 티어 구분

Office 365를 구매했다면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제외한)사실상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귀찮게 티어마다 지원하는 기능을 분석해서 이게 내게 정말로 필요한지 고민할 필요 자체가 없다는 것이죠. 티어를 업그레이드하라거나 구매를 유도하는 팝업 광고 또한 없었습니다.

 


많은 서비스들 중에서 Dropbox를 선택한 이유

 

생각보다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적었습니다. 국내 서비스들은 단순 백업 이상의 기능을 기대하기 어려워서 모두 제외했고, NAS도 고려해보았지만 설치에 필요한 만만치 않은 비용과 혹시 모를 천재지변(소위 하드가 뻑나는 등..)에서 파일을 안전하게 보존하기엔 그다지 적합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결국 포기했습니다. 그렇게 후보군을 좁히고 좁히다 보니 결국 Dropbox, Google Drive 그리고 iCloud 이 3개로 후보를 줄일 수 있었습니다. 셋 다 개인적으로나 회사 업무용으로나 한 번씩을 써봤던 적이 있었기에 장단점을 찾아내기 쉬웠습니다.

 

Google Drive의 동기화 프로그램인 "드라이브 파일 스트림"

 

먼저 Google Drive의 경우, 개인 이메일을 GSuite로 사용하고 있었으니 플랜을 올려서 월 5천 원만 더 내면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가격 면에서는 좋은 이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UI 또한 타 서비스보다 월등하고, 구글 답게 다양한 추가 기능과 서드파티 앱 연동까지 확장성 면에서는 다른 서비스와 비교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만, 웹에서 파일 업로드를 할 경우 업로드 속도가 처참한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 직업 특성상 대용량 파일을 업로드하거나 다운로드하는 경우가 많은데, 업로드가 매우 오래 걸리거나 심지어 멈추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Google Drive 데스크톱 앱을 없애버리고 새로 만든 "드라이브 파일 스트림"이라는 프로그램은 기능도 파일 동기화 말곤 없는 녀석이 간간히 오류를 뱉어내서 사용하기 좀 난감했습니다.

 

골수 애플빠들도 깜짝 놀란다는 iCloud 웹 페이지

다음은 Apple의 iCloud(정확히는 iCloud Drive)입니다. iCloud를 사용하면 제가 가지고 있는 iPhone, iPad, Mac 등의 애플 기기에서 파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백업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과정을 "알아서" 해주기 때문에 제가 딱히 관리할 필요도 없다는 점이 큰 매력 포인트였죠. 가격도 타 서비스 대비 저렴하고 말이지요.

 

근데.. 문제는.. Apple 제품이 아니라면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매우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일단 이 친구도 Windows용 앱이 나사가 빠져있고, 웹 서비스인 iCloud.com 또한 타 서비스에 비해 기능도 부족한 데다 매우 느렸습니다. 따라서 Apple 생태계가 아니라면 사용하기 곤란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고, 결국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Dropbox 홈페이지

여러 이유들을 종합해본 결과, 결국 Dropbox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위의 후보들이 가지고 있는 단점이 Dropbox에는 없고, 전반적인 UI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데다, 서비스만의 독특한 기능들도 많이 내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제 마음을 움직였던 주요 포인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외관을 가지고 있고, 전반적인 UX가 훌륭하다.

사실 클라우드 회사 중에서 디자인에 신경 쓰는 회사는 몇 없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써 깔끔하고 미려한 외형을 가진 Dropbox에 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순히 외형만 좋은 것이 아니라 메뉴 배치와 화면 구성이 가독성 높고 편리하게 되어 있어 만족스러웠습니다.

 

데스크톱 앱 제공

개인적으로 가장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단순 동기화뿐만이 아니라, 웹에 들어가지 않고도 최근 항목과 즐겨찾기 항목을 찾아볼 수 있는 데스크톱 앱이 간절했는데 Dropbox만이 이를 지원하고 있었습니다.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Dropbox Paper라는 서비스가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 주로 협업할 때 아이디어 등을 정리할 때 사용하는 문서 도구인데, 꽤 깔끔한 데다 iPad 앱도 지원해서 블로그 원고용으로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무려 Google Docs를 만들거나 수정할 수 있습니다! 가장 친숙한 편집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비교할 수 없는 파일 가독성

전체적인 파일 브라우저의 UI가 깔끔한 것도 한몫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좋았던 점은 웬만한 파일들은 모두 미리보기를 제공한다는 것이었습니다! .psd 는 기본이고 .sketch, ai, 심지어 .pages 까지 눈으로 볼 수 있는 파일들은 모두 미리보기를 제공했습니다.

 


실제로 사용하고 있었을 때 좋았던 부분들

결국 Dropbox Plus 플랜으로 결제해서 사용을 시작했습니다. 막상 사용해보고 나니 사전 조사 때 만져 본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을 경험해 볼 수 있었고, 더 좋았던 점이나 생각보다 아쉬운 점들을 몇 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최신 상태로 동기화 된 Dropbox

먼저, 오류 없이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233기가의 데이터를 한 번에 옮길 때 몇 번 멈춘 것을 제외하면 실생활에서 사용할 때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특히 "스마트 동기화"라고 해서 사용할 때에만 로컬에 저장해두는 기능이 있는데, 이 기능이 생각한 것보다 빠르고 매끄럽게 작동되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Dropbox Space 기능을 사용 중인 폴더

Dropbox Space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폴더를 하나의 작업 공간으로 취급하여 간단하게 설명이나 할 일 목록을 적어 줄 수 있고, 중요한 파일들을 상단에 고정시켜 두는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데, 폴더를 정리할 때 효과적이었습니다. 이 폴더가 무슨 폴더인지 간단하게 설명을 적고 개인적으로 자주 사용하는 폴더나 파일을 고정해두는 식으로 사용했는데, 귀찮게 이리저리 파일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 편리했습니다.

 

Google Docs와 Office Online

Google Docs는 Google Drive에서 사용하는 것 처럼 다른 사람과 실시간 협업이 가능했습니다. Google 계정에 연결되어 있다면 에디터 내에서 Google 계정 프로필을 사용할 수 있기까지 합니다. 다만 협업하기 위해서는 Google 계정이 아니라 Dropbox 계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Google Docs를 만들 수 있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Office Online을 이용해 오피스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습니다. .docx.pptx등 주요 오피스 문서를 거의 원본 그대로 수정할 수 있고, 간단하게 만들어 볼 수도 있었습니다.

 

Dropbox 데스크톱 앱

가장 눈여겨보았던 부분인 데스크톱 앱 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별도의 설정을 진행하면 탐색기나 Finder 대신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앱을 사용하면 즐겨찾기 목록이 표시되거나, 위에서 말한 Dropbox Space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훨씬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Dropbox의 부가적인 서비스인 Paper 또한 마음에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Markdown 문법을 지원하는 데다 단축키와 툴체인의 메뉴 배치가 합리적으로 되어 있어 글 쓰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iPad 앱 또한 PC와 거의 비슷한 환경을 가져왔으면서도 태블릿 화면에 맞게 UI가 소폭 최적화되어 오히려 PC보다 iPad에서 작업하는게 더 편리할 정도였습니다.

 

원래 Notion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정보를 정리하는 쪽에 최적화 되어 있어 통상적인 글쓰기에는 살짝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 아쉬웠고, iPad용 앱 또한 시원찮아서 무언가를 적어 내려가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Paper가 딱 이 Notion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느낌이었어서 좋았습니다.

 


반대로, 실제로 써보니 안 좋았던 부분들

참고로 현재 Dropbox 사용량은 2%(...)

Dropbox Plus 플랜도 USD 119.88/y로 전혀 저렴한 플랜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웹 서비스에서 계속 Dropbox Business로 업그레이드하라고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한 두 번 광고하는 거면 넘어가겠는데 들어갈 때마다 계속 광고가 등장하고, 우측 상단에는 아예 업그레이드 하기 버튼을 박아두어서 uBlock Origin의 요소 선택기 기능을 사용해 광고를 싹 다 제거해버리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데스크톱 앱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살짝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띕니다. 일단 웹에서 잘만 표시되던 썸네일들이 사진 파일 등 OS에서 지원하는 형식이 아니면 표시해주지 못하며 (우측 상단의 확장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미리 보기 창이 열리긴 합니다), 앱을 열 수 있는 방법 또한 시스템 트레이에 있는 드롭박스 팝업에서 여는 방법밖에 없어 접근성이 꽤 떨어지는 편입니다.

 


마치며, 만족하는지?

옮길 때에는 걱정이 좀 되었는데, OneDrive 하고 비교했을 때 미려하고 깔끔한 외관, 더 다양한 기능과 매끄러운 UX 등 클라우드로써 더 우수한 부분들이 많아 막상 옮기고 보니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다만, 남에게 추천하기에는 어려운 부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문제인데 용량 대비 가격으로 보았을 때 다른 서비스들에 비해 매우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다른 서비스들을 사용하면서 받을 소소한 불편함들이 Dropbox에서는 없거나 미미하고,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데다 미려하기까지 하기 때문에 "돈 값은 한다"는 것은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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