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minon Itsuka.

a Luminon Canoness blog.

Space of moments.

ARTICLES/AT WORK

처음으로 재택근무를 해본 후기

Luminon Canoness 2020. 3. 7. 20:57

코로나 19로 인한 재난 문자가 오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지 일주일 째

머리말

잠시 훈련소에 다녀오고 나니 혼란한 사회가 저를 반겨주고 있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올라가는 확진 환자 수.. 모두들 마스크를 쓰고 있는 모습.. 코로나 19로 인해 마치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이 되어버린 사회가 말이지요(...) 여하튼 다녀오고 집에 복귀해서 회사 사람들에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코로나 19때문에 모두 재택근무를 진행 중이었고 사태가 더 심각해지고 있기에 1주일 더 재택근무를 진행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재택 근무라는 것을 생애 처음으로 해보는 것이었기에 과연 잘 업무를 볼 수 있을까 걱정이 좀 되긴 했었습니다. 미리 결론을 놓고 보면, 걱정한 만큼 아쉬웠던 부분이 조금 있었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순탄하게 업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재택근무 시작하기

일단은 (적어도 제가 있었던 동안에는) 회사에서 전 사원 재택근무를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간단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주셨습니다. 채팅 잘 확인하고 바로바로 리액션 주기라거나, 행아웃으로 화상 회의하기 등 말이죠.

 

다행히 작업하고 있는 작업물이나 기타 중요 파일들은 Git이나, Figma, Google Drive 등을 통해 확인하거나 사용할 수 있었으므로, 재택 근무 이전에 회사로 출근해 따로 재택근무 준비를 할 필요는 다행히도 없었습니다. 물론 몇몇 도구들은 회사에 보안 정책에 따라 일반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기에 첫날에는 별도록 조치할 수 있도록 담당자분이 도와주셨습니다.

 


재택근무 동안의 일과

 

걱정마.. 회사 오늘 안가..

8시 30분, 알람 소리를 듣고 침대에서 기상! 출근 시간만큼 더 잘 수 있어 매우 행복했습니다. 오래 잔만큼 상쾌하고 가벼운 몸, 쨍하고 드리우는 햇살, 마치 늦잠 자서 지각했을 때의 그 느낌을 그대로 받은 건 덤이죠 (ㅋㅋ)

 

부탁한다!! CTO옵션까지 넣은 내 Mac Mini!!

업무 시작시간인 9시 이전까지 간단하게 식사와 샤워를 마치고 책상에 앉아 일할 준비를 합니다. 조금 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블라인드도 내리고, 잔잔하게 음악도 틀은 다음 컴퓨터를 켭니다.

 

# 오전 업무

 

협업 서비스인 Swit은 기본적으로 Trello와 같은 카드 방식으로 업무를 보여주는 프로젝트와 채팅을 나눌 수 있는 채널 기능을 지원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시 오늘 해야 할 업무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저희 회사는 SwitGoogle Spreadsheet로 업무와 일정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나에게 배정된 업무 카드들을 확인하거나, 스케쥴 표를 보거나, 담당자들과 간단하게 이야기 해보며 일에 공백이 있었지만 어렵지 않게 제가 해야할 업무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오전 만큼은 두뇌 풀 가동!!

사실, 회사에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지만, 오전 업무 시간에 그날 해야 할 일의 70% 정도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의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시간대에는 정신도 멀쩡하고 집중도 왠지 오후에 대비했을 때 극단적으로 잘 되어서 최대한 많은 일을 오전에 처리하려고 합니다.

 

위의 이유로 중요한 업무를 최대한 오전 시간에 배정해서 진행 하는데 (저의 경우는 새로운 화면 UI 짠다거나 하는 일 등) 이 시간에는 가족들도 출근하거나 자고 있어 아무도 터치하지 않는 고요한 상황 속에서 진행하다 보니 일이 쓱쓱 잘 되었습니다.

 

나름 맛있는 수제 햄치즈 베이글 버거

고대하던 점심시간! 큰 돈 들이지 않고 내가 먹고 싶은 걸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갈비도 해 먹고, 위의 사진처럼 베이글 버거도 만들어 먹고 그랬죠 (ㅋㅋ) 간단하게 먹고 나서도 제가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널널했기 때문에 병원도 다녀오고 침대에 누워서 쉬던가 했었습니다.

 

# 오후 업무 페이즈 1

 

오후 업무는 딱히 "이 시간엔 무조건 이것을 한다!" 하고 정하진 않았지만 대체적으로 두 단계로 나누어서 일을 했습니다. 밥을 먹고 아직 집중할 정신이 남아 있는 시간 (대체로 16시까지)을 페이즈 1, 그 이후의 시간을 페이즈 2로 생각했습니다.

 

이미 오전 업무에서 중요한, 또는 어려운 작업들을 대부분 처리했으므로 주로 하고 남은 부분을 이때 처리하거나 가벼운 작업 등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이때부터 가족(이라 쓰고 끝없는 방학을 보내고 있는 동생..)이 깨있어서 오전보다는 집중력이 흐트러지기에 최대한 집중력과 무관한 일들을 편성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저의 경우는 오전에 빠르게 작업하느라 난잡해진 Layer들을 정리한다거나, 제작 완료된 화면의 Dark Mode 목업을 만드는 등 주로 머리 쓰는 것보다는 노가다성(...) 작업을 이때 진행했습니다.

 

졸릴때 한번 만들어봤던 박카스 에이드 (박카스 5 : 탄산수 5)

# 오후 업무 페이즈 2

 

오후에 하려던 일은 대체로 16시 정도에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확인을 부탁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나면 긴장이 좀 풀려 더 이상 집중력과 의지를 불태우기 힘들게 됩니다 (...) 물론 더 할 수 있을거 같은 날은 더 붙잡고 했지만 대부분은 이때 했던 일을 정리하는 작업을 합니다. 업무 카드나 스케줄 표에 오늘 했던 일을 기록하거나 작업물을 Git에 Push 해놓는 등의 작업을 했고, 추가적으로 기획서나 정책 문서 등이 업데이트되어 전달받으면, 오전 시간에 최대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정독하고 해야 할 일을 메모해두기도 했습니다.

 

# 업무 끝!

 

고대하던 18시! 업무가 종료됨과 동시에 컴퓨터를 끄고 커튼을 갭니다. 제가 사용하는 도구 대부분은 AutoSave가 되고 있기에 무심한듯 시크하게 꺼도 상관없어 좋았습니다 (ㅋㅋ) 제가 재택 근무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바로 이 업무 종료 시간인데, 깔끔하게 업무를 종료할 수도 있고 그와 동시에 곧바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습니다. 일을 끝내고 방을 간단하게 청소하기도 하고, 운동도 다녀오기도 하는 등 저를 위한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느낀 좋았던 부분

 

40인치 32:9 모니터에서 하는 작업이란!

첫째로 뽑을 수 있는 장점은 내가 가장 편한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컴퓨터부터 시작해 키보드, 모니터, 책상까지 갖가지 소소한 부분을 내 취향대로 맞춘 곳인 만큼 큰 불편한 없이 일에 몰두할 수 있었습니다.

 

일에 몰두한다는 주제로 가보면, 집중해야 할 때에는 집중할 수 있다는 부분도 재택근무하면서 좋았던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 회사의 경우 나만 사용하는 공간이 아니기에 어쩔 수 없는 소음이 발생하기도 하고, 그런 이유로 귀를 닫고 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일에 집중하는 데 많은 힘이 들었지만, 집에서 일할 때에는 (적어도 오전 시간 만큼은) 온전히 나밖에 없는 공간에서 작업하는 만큼 힘들이지 않고 집중력을 할애할 수 있었습니다.

 

장고(長考)할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회사에 있다 보면 구두로 질문이 오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 소통 능력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때 생각지도 못한 질문을 받으면 말문이 막히는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재택근무 시에는 대부분의 소통을 채팅과 업무 카드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글을 쓰기 전 몇 번이고 제가 생각해보거나 자료를 확인해 볼 시간이 있고 구두로 말하는 것보다 원하는 바를 좀 더 정제해서 보낼 수 있었기에 저의 경우는 훨씬 더 소통이 용이했습니다. 이때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상대의 말에 빠르게 피드백하는 것이었는데, "내가 확인했고 답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표현을 해주어야 괜한 오해도 없어지고 일을 좀 더 긍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또한 제 삶의 영역에서 버려지는 시간들이 줄어든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아침에는 출근 시간만큼 더 잘 수 있고, 저녁에는 퇴근 시간만큼 운동을 더 많이 할 수 있다 이런 식이죠.

 


재택근무를 하면서 아쉬웠던 점

 

반응에 딜레이가 있는 고양이쟝..

소통에 딜레이가 발생한다는 원초적인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빠르게 리액션을 남기고 답장을 보낸다 해도, 바로 옆에서 물어보는 것보다는 느리기 마련이죠. 위에서 말한 대로 소통하는 데에는 편했지만 그 속도가 빠릿빠릿하지 않아 답답했던 적이 많았었습니다.

 

빠른 태세전환

역설적으로, 가장 편한 환경이긴 했지만 작업 환경의 차이로 조금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회사의 있는 컴퓨터는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보다 조금 불편할지라도, 업무에 필요한 파일이나 프로그램이 잘 보이고 돌아가도록 세팅이 되어 있는 환경인 만큼 그것이 되어 있지 않는 집 컴퓨터는 필요한 파일이 없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야 너두? 야 나두 ㅋㅋ

가끔 방해꾼이 찾아온다는 소소한 단점이 있었습니다. 태풍이 와도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다들 재택근무를 하는 판인데, 학생이라고 안 그럴까요 (...) 개학 연기로 인해 충실한 백수의 삶을 만끽하고 있는 동생이 가끔 밥 달라 문제 풀어달라 심심하면 문을 두드립니다. 싫은 건 아니지만 일하는데 가족도 같이 있다면 오히려 회사에 있는 것보다는 집중력 면에서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아무튼 코로나로 인해 재택 근무 기간이 약 1주일 더 늘어났습니다 

총평

처음 해보는 걱정되었던 재택근무, 생각보다 편했고 할 만했습니다. 일하는 환경이 다른 만큼 회사에서 일하는 것과 큰 차이점들이 있었지만, 대부분 긍정적인 부분들이고 아쉬운 점들도 감안할 수 있을 정도였기에 또 다른 좋은 업무 방식이자 그걸 느꼈던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아쉬웠던 문제들을 종합해보면, 협업 도구를 잘 활용하는 것이 재택근무의 효율을 결정하는 큰 부분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얼굴을 맞대지 않고 하는 업무 방식인 만큼 내가 하는 일을 잘 알려주고 도움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협업 도구를 마치 내 입과 귀처럼 자유자재로 활용해나가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여하튼 진귀한 경험이었던 일주일이 지나갔습니다. 이어질 다음 주도 재택근무를 하기로 결정되었기에 이번에 느꼈던 점들을 잘 보완하여 훨씬 더 효율적이고 재밌는 시간이 되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ARTICLES > AT WORK' 카테고리의 다른 글

Twitter BIO 페이지 작업기  (2) 2020.05.03
클라우드 서비스를 Dropbox로 옮기며.  (0) 2019.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