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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iPad Pro 11" (3 Gen.)

Luminon Canoness 2021. 8. 12. 22:43

머리말

2010년, Apple(애플)은 멀티 터치 등의 최신 기술과 iPhone(아이폰)에서 선보였던 획기적인 UI(유저 인터페이스, 사용자 환경)을 담은 태블릿 “iPad(아이패드)”를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iPad는 컴퓨터와 휴대폰 사이의 빈 곳을 매워줄 꿈의 기기에 목말라 있었던 사람들에게 “태블릿”이란 새로운 분야를 보여주며 개척해나가기 시작했고, 곧바로 시장의 선도주자가 되었습니다. 한편, 이렇게 태블릿 시장이 범람하며 삼성의 “Galaxy Tab(갤럭시 탭)”, Microsoft(마이크로소프트)의 “Surface(서피스)” 등 수많은 태블릿이 시장에 난립했지만, 결국 iPad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저물어갔습니다. Android(안드로이드) 플랫폼의 경우 가장 선두에 있어야 할 Google이 태블릿 사업을 포기하며, 사실상 Galaxy Tab만이 힘겹게 견인하고 있고, Windows(윈도)를 탑재해 사실상 PC 노트북과 동일하다는 이점을 가진 Surface도 이전보다 꽤 시들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같은 카테고리의 시장에서 더 적수를 찾지 못한 Apple은 최근 들어 iPad를 가지고 컴퓨터가 자리 잡고 있는 영역을 계속 넘보고 있습니다. Apple의 iPad 광고와 카피 문구들을 지켜보면 iPad를 점점 컴퓨터로 포장하고 있으며, iOS로부터 iPad에 특화되어 분리된 iPadOS 또한 점점 컴퓨터에 가깝게 발전해 나가고 있죠.


오늘 리뷰의 주인공인 iPad Pro(아이패드 프로) 11인치 3세대 모델은 “끝판왕”이라는 Apple의 발언이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기기라 생각합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가장 큰 이유, 그것은 바로 동시대 MacBook(맥북)과 Mac Mini(맥 미니)에 탑재되는 애플의 자체 프로세서 “M1”이 iPad Pro에 탑재되는 것입니다. 기존에도 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내는 생산성 및 창의성 애플리케이션이 많았던 iPad기에, 확실한 성능 향상을 보여주는 이번 세대는 정말로 컴퓨터의 영역에 발을 디딜 수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사실.. 새 iPad 출시 루머가 나올 때, 기존에 쓰고 있던 iPad Pro를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처분해 버리고 iPad Mini(아이패드 미니)를 사들여 꽤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Mini의 다음 세대가 나올 때까지 버텨볼까 하고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었는데, 89만원이라는 매우 매력적인 가격으로 나온 iPad Pro를 보고야 말았습니다.(…) 그렇게 앞 뒤 생각 안 하고 구매하기를 눌러버렸고, 또다시 기나긴 할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하튼, 실제로 iPad Pro를 사용해보며 Apple이 밀고 있는 대로 컴퓨터를 대체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M1의 성능을 정말로 체감되는 지 등, 중요한 부분들을 짚고 평가를 내리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가나보도록 하겠습니다.

 

할부가 끝나면 어찌되지? / 정녕 모르는가..? 할부가 끝나면 또다른 할부가 시작된다..

 


특징 보기

Adobe Illustrator를 실행한 사진

 

데스크톱 컴퓨터나 노트북 같은 경우, CPU나 그래픽 카드가 가장 큰 구매 요소로 작용할 때가 많습니다. 업그레이드했을 때, 빠른 속도와 선명한 그래픽 등 시각적으로 보이는 성능이 향상되기 때문이죠. 


그런 의미에서 이번 iPad Pro의 다양한 특징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일 것입니다. 전 세대 iPad Pro에 탑재되던 “A12Z Bionic(A12Z 바이오닉)”이나 이번 iPad Air(아이패드 에어)에 탑재되었던 “A14” 프로세서 또한 충분히 시장을 압도하고 있는 강력한 모바일 프로세서였으나, 전문가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때의 성능 한계가 느껴져 Apple의 주장과 달리 문서 작업이나 미디어 소비 이상으로 “컴퓨터”처럼 활용하기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이번 iPad Pro에서 “M1” 프로세서를 탑재하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Mac(맥)  컴퓨터에 탑재하며 기존 동급이나 상위급 Mac들을 압살하는 성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배터리 및 발열 관리에도 우수한 성과를 내 세간의 충격을 주었던 프로세서였기 때문이죠.


M1 프로세서를 탑재함에 따라, iPad Pro라는 그 이름 그대로, 더욱 프로다운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Adobe Illustrator(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나 Lightroom(라이트룸)같은 Creative Cloud(크레이티브 클라우드) 제품군이나, ProCreate(프로크리에이트) 등을 실행했을 때 높은 성능에 걸맞은 더 큰 캔버스, 더 많은 레이어 사용이 가능해졌고, 효과 등을 적용할 때나 작업물을 렌더링할 때 훨씬 빠르게 작업이 완료됩니다.

 

Adobe Lightroom을 실행한 사진

 

사실 이번 iPad Pro 라인업의 디스플레이에 대한 관심은 미니 LED를 탑재해 LCD임에도 HDR 및 Dolby Vision(돌비 비전)을 지원하는 충격적인 기술 사양을 가진 12.9인치 모델의 Liquid Retina XDR(리퀴드 레티나 XDR)디스플레이에 쏠려, 기존과 거의 비슷한 11인치의 Liquid Retina(리퀴드 레티나)디스플레이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다만, 무지막지한 성능의 기기가 있다고 해서, 11인치의 디스플레이가 나쁘다는 뜻은 당연히 아닙니다. 이미 경쟁 상대를 찾아볼 수 없었던 Liquid Retina 디스플레이였던 만큼, 일반적인 LCD에서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성능을 자랑합니다. 기본적인 기술 사양으로 최고 600니트의 밝기를 낼 수 있으며, 반사 방지 코팅이 되어 있어 1.8%의 초저반사율을 자랑합니다. 또한, Apple 기기인 만큼 Display P3(디스플레이 P3) 색영역과 주변의 빛을 인식하여 자동으로 화이트 밸런스를 조절하는 True Tone(트루 톤)기술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프로 라인업답게, ProMotion(프로 모션)기술을 지원하여 기본적으로 120Hz의 고 주사율로 표시됩니다. 통상적으로 사용되는 60Hz 주사율과 비교하면 통상적으로 사용할 때 훨씬 부드러운 느낌을 즐길 수 있고, Apple Pencil(애플 펜슬)을 사용할 경우 펜의 빠른 응답성과 시너지를 일으켜 마치 종이에 글을 적는 듯한 자연스러운 드로잉이 가능해집니다. 또한 ProMotion은 적응형 주사율 기술로서, 표시되는 컨텐츠에 따라 주사율을 낮추거나 높여 빠른 배터리 소모를 방지시켜줍니다.

 

 

iPad Pro의 후면 카메라는 이미 비슷한 태블릿 제품군 중에서는 따라올 기기가 얼마 없기로 유명한데, 이는 태블릿에서는 비교적 휴대폰보다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카메라에 투자를 덜 하는 업계의 경향을 완전히 역행하는, 그러면서 AR(증강현실)을 강력히 밀고 있는 Apple의 행보 때문입니다.

 

iPad Pro로 촬영한 사진

 

이를 위해 Apple은 커다란 카메라 섬 안에 광각 카메라와 초광각 카메라, 그리고 LiDAR(라이다) 스캐너를 심었습니다. 두 개의 카메라는 M1 칩의 강력한 ISP를 통해 저조도에서 더 좋은 성능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스마트 HDR3을 지원해 태블릿치고 매우 준수한 사진 결과물을 보여줍니다.

 

左 : Shapr3D를 통해 만든 모델을 AR로 보여주는 사진 右 : 측정 앱을 통해 길이를 재고 있는 사진

 

하지만 iPad Pro의 카메라 섬에 있는 특별한 주인공은 바로 LiDAR 스캐너입니다. 빛이 물체에 부딪히고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하여 공간을 인식하는 이 스캐너는 카메라를 통해 주변을 인식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빠르게 AR 컨텐츠를 경험하게 도와줍니다.


좋은 사용례를 들면, 사진과 같이 Shapr3D(쉐이퍼3D)로 제작한 3D 모델을 바로 AR로 확인해보며 작업해볼 수 있고, 측정 앱을 통해 자 없이 바로 면적을 계산해볼 수도 있는 등, 3D나 AR 관련 작업이나 컨텐츠에서 소소하게 사용해보실 수 있습니다.

 

Zoom에서의 센터 스테이지 옵션

 

전면부의 경우에는 초광각으로 한층 더 개선된 TrueDepth(트루 뎁스) 카메라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인 부분부터 훑어보자면, TrueDepth 카메라는 3만여 개의 도트를 쏘는 프로젝터와 적외선 일루미네이터를 통해 얼굴을 입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카메라로, 이를 통해 얼굴 인식을 통해 보안 인증을 할 수 있는 Face ID(페이스 아이디)를 사용하거나, 뒷배경을 흐리게 날릴 수 있는 “인물 사진 모드”를 촬영할 수 있습니다. iPad Pro의 경우 가로로 두고 쓰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정방향으로만 인식이 되었던 기존 Face ID와 달리 기기를 가로로 눕혀도 정상적으로 인식이 가능한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초광각으로 업데이트된 광학 카메라 덕분에 이번 iPad Pro에서는 “센터 스테이지”라는 기능이 새로 추가되었습니다. 일반적인 광각 카메라보다 더 넓은 시야를 촬영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FaceTime(페이스타임)이나 Zoom(줌) 등으로 영상 통화를 할 때 내 얼굴이 있는 쪽을 자동으로 확대하여 카메라가 항상 사람을 집중 시켜 보이게 하도록 하는 기능입니다. 머리를 이리저리 움직이거나 자리를 이동하면 초광각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자동으로 사람을 추적해 시선이 따라가며, 여러 사람이 있으면 줌 아웃하여 모든 사람이 화면 내에 담기도록 할 수도 있습니다. 

 

 

iPad Pro를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을 유심히 보면, iPad만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적어도 Apple Pencil 정도는 구비해 사용하는 경우가 잦은데, 터치만으로는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아니면 문서를 작성하거나 무언가를 만드는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데 “부정확하다”라는 큰 문제점을 껴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를 보조해주는 액세서리는 필수가 되었고, Apple Pencil과 Magic Keyboard(매직 키보드)는 그에 호응해 iPad를 “컴퓨터답게” 만들어주는 액세서리라 말해볼 수 있겠습니다.

 

Paper를 통해 작성한 메모

 

빌 게이츠가 “스타일러스를 사용하는 태블릿이 결국 옳을 것이다”라고 말했던 일화가 있었죠, 멀티 터치 기술과 인터페이스의 끝판왕인 Apple조차도 결국 빌 게이츠가 말했던 미래를 거스르지 못하고 스타일러스 펜인 Apple Pencil을 출시합니다.


하지만 Apple Pencil이 기존의 스타일러스 펜과 완전히 동일하냐고 하면 그것 또한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ProMotion 고주사율 기술과 8ms 저지연율을 통해 실제 종이에 쓰는 듯한 느낌, 그리고 iPadOS 전반적에서 활용할 수 있는 Apple Pencil 전용 인터페이스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조화를 강박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Apple의 고집이 담겨있는 Apple Pencil만의 “그리고 쓰는 경험”은 경쟁 기기와 비교해도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Procreate로 그린 그림

 

iPad Pro에서는 M1 프로세서 덕분에 기존 iPad보다 더 큰 캔버스를 활용하거나, 더 많은 레이어를 활용할 수 있는 등 그래픽 분야에서는 꽤나 괜찮게 iPad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pple Pencil로 ProCreate나 Shapr3D를 통해 고해상도의 그림을 그리거나 간단한 3D 모델을 만들어 볼 수 있으며, SideCar(사이드카) 기능을 활용해, Mac의 화면을 불러와 macOS 프로그램을 띄워 작업할 수도 있습니다. Photoshop 등 지원하는 프로그램에서는 필압(펜으로 누르는 힘에 따라 굵기 등을 다르게 표현하는 기술) 등 Apple Pencil 기능이 지원되기도 합니다.

 

Ulysses를 통해 작성하고 있는 글 원고

 

Apple Pencil 다음으로 가장 많이 구비하는 액세서리는 과연 “키보드”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문서를 쓰거나 채팅을 할 때 등의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키보드를 활용하게 되면, 화면 대부분의 영역이 가려져 내용을 확인하면서 입력하기 어렵기도 하고, 촉각적인 피드백(반응)이 없어 오타가 쉽게 발생하기 때문에 역설적이게도 전통적인 물리 키보드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리라 봅니다.


이 때문에 당연하게도 Apple은 iPad Pro를 위한 키보드 액세서리 라인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총 두 개의 키보드가 iPad Pro를 지원하는데, 하나는 간단한 방식으로 돼 있으나 비교적 저렴한 Smart Keyboard Folio(스마트 키보드 폴리오), 다른 하나는 바로 이 “Magic Keyboard”입니다. 


Mac 전용 키보드의 이름을 물려받은 Magic Keyboard는 크게 세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최대 각도 내에서 자유롭게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두 가지 각도만 지원하는 Smart Keyboard Folio와 달리, 거치해 각도를 고정하는 방식이 아닌, 두 개의 프리스탑 힌지로 각도를 조절하는 방식이기에 비교적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여타 노트북과 비슷한 팬터그래프(가위식) 키보드가 채용된 부분입니다. 기존 Apple의 Smart Keyboard(스마트 키보드) 라인업은 직물 소재로 덮여 있어 조용하지만 먹먹한 느낌이 있어 다소 이질적인 느낌이 있었으나, Magic Keyboard는 다른 Apple의 키보드와 마찬가지인 형태로 변경되어 훨씬 자연스럽고 경쾌한 타이핑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Magic Keyboard의 대미를 장식하는 부분은 바로, 멀티 터치를 지원하는 트랙패드입니다. iPadOS에서 마우스 지원이 추가되며 트랙패드 기능 역시 강력해졌기 때문에 대부분 작업에서 터치를 대체해 사용할 수 있고, 터치하기 위해 손을 뻗을 필요가 없기에 훨씬 편하게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Mac과 유사한 멀티 터치 제스처를 지원해, 두 손가락으로 오므리거나 펼쳐 확대, 또는 축소를 하거나, 세 손가락으로 쓸어 앱을 전환하는 등 다양한 제스처 기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특징으로, 소소하다면 소소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은 Thunderbolt 3(썬더볼트 3) / USB4 규격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사실, 야심 차게 준비해 추가했다기보다 프로세서인 “M1”이 Thunderbolt 컨트롤러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여하튼 이 때문에 컴퓨터를 위해 설계된 Thunderbolt 규격 독이나 외장 드라이브, 모니터 등을 동일하게 iPad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로, 이미 Mac 등에 사용할 이유로 구입해 둔 Thunderbolt 액세서리나 드라이브 등을 iPad를 위해 별도로 다시 구입할 필요 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이 업데이트도 꽤 매력적인 부분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외관 둘러보기

 

iPad Pro의 전체적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낯설거나 새롭지 않고 매우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11인치 프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시기상으로는 프로 라인업이 3세대가 되었을 때부터 이어진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데, 정확히는 카메라가 한번 업데이트되었던 바로 전 세대 11인치 iPad Pro와 완전히 동일한 모습이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번 폼 팩터를 변경하고 나면 몇 세대 동안 유지하는 Apple의 특이한 관습 때문에 아마도 다음이나 다다음 세대까진 이 디자인이 유지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해봅니다. 특히, iPhone이나 iMac(아이맥) 등 다른 플랫폼의 기기도 iPad Pro와 유사한 각진 디자인으로 디자인 언어를 맞추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도 이 모습을 제품 전반의 패밀리 룩으로 가져갈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계속 유지되는 디자인 때문에 새것을 산 것 같은 자극적인 느낌을 받지 못하는 건 아쉬운 부분이지만, 대부분의 액세서리를 새로 구입할 필요 없이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은 그나마 소소한 이점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전면 대부분의 면적은 11인치(79.63mm)의 큼직한 화면이 차지하고 있고, 그 주위로 동일한 비율의 베젤이 둘러싸고 있는 심플한 모습입니다. 홈 버튼 등 그동안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던 요소들이 제거되다 보니 iPhone X(아이폰 텐) 때와 마찬가지로 온전히 디지털 컨텐츠에 몰입할 수 있는 “물리적 실체는 사라지고 경험만이 남은 기기 (a physical object that disappears into the experience)”를 위한 디자인이라 말해볼 수 있겠습니다.


계속 베젤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단점이라 볼 수도 있겠으나, 사실 실용성 면에서 휴대폰과 달리 태블릿은 어느 정도의 베젤이 있어야 편리합니다. 어디 위에 두고 쓰는 노트북이나, 한손으로 충분히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달리, 태블릿은 들고 사용함에도 두 손을 활용해야 하므로 한 손으로 단단히 들고 있을 수 있도록 지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iPad Pro의 베젤은 이를 고려한 것이라 가정했을 때 마지노선에 딱 걸터앉은 두께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젤이 없다시피 해 카메라 담을 공간이 없어 카메라 반도가 생겨버린 iPhone과 달리, 큼직한 TrueDepth 카메라 모듈이 위치할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가려지는 부분 없이 시원한 화면을 만끽할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측면의 모습은 iPad Air를 제외한 다른 iPad 라인업처럼 부드럽게 후면과 이어지는 유선형 디자인이 아닌, 매끄럽게 각져 있는 형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1인치 1세대(≒12.9인치 3세대) 모델부터 이어진 이 모습은,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 이젠 iPhone 12 라인업 등에 적용되며 Apple의 새로운 패밀리 룩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이 각진 디자인의 큰 특징 중 하나는 iPhone 5때와 같이 날카롭게 절삭한 것이 아니라 모서리 부분을 부드럽게 굴려 편안한 감촉을 주게 했다는 것인데, 덕분에 오래 iPad Pro를 집고 있어도 모서리에 찔려 아프다거나, 안정적으로 집을 수 없다던가 하는 등의 문제점을 보이진 않았습니다.


각진 모습이 되면서 생긴 또 다른 특징은 바로 Apple Pencil을 같이 휴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자석으로 달라붙는 Apple Pencil 2세대를 측면에 붙여 같이 휴대하고, 무선 충전을 통해 iPad로부터 배터리를 자동으로 충전하기 때문에 별도로 구비해서 다녀야 하고 특유의 이상한(…) 형태로 충전해야 했었던 1세대 Apple Pencil 사용 모델과 비교해 편의성이 확실히 증대된 부분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면 역시 전작과 달라진 부분은 없습니다. 가장 상단에는 알루미늄 프레임을 통과하지 못하는 전파를 밖으로 내보내는 안테나 선이 길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아래로 두 개의 카메라와 LiDAR 스캐너 등을 담은 거대한 카메라 섬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iPhone 시리즈의 카메라 섬과 동일한 형태이지만, 하나의 유리를 통째로 절삭하여 구현한 iPhone의 카메라 섬과 달리, iPad Pro는 후면 소재인 알루미늄 속에 유리가 담기는 형태로 되어 있어 훨씬 더 기계적인 느낌이 강해 보입니다. 이 카메라 섬은 Smart Folio 등 자석으로 부착하는 액세서리의 위치를 고정하는 용도로도 활용되는 특징도 있습니다.


그 아래로 정 가운데 부분에 유광 재질로 반짝반짝 빛나는 Apple 로고가 자리 잡고 있으며, 하단엔 iPad 워드마크와 인증 정보, 마지막으로 3개의 Smart Connector(스마트 커넥터)가 차례로 있습니다. 이 Smart Connector를 통해 Magic Keyboard나 Smart Keyboard Folio 등의 액세서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Smart Connector를 통해 전원도 송신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연결한 액세서리는 별도의 충전을 할 필요 없이 바로 이용 가능한 것도 특징입니다.

 


사용하면서 느낀 장점

Figurative를 통해 Figma에서 디자인 시스템 문서를 만들고 있는 모습

 

M1의 처리 능력은 생각보다 체감되는 편입니다. 제 iPad Pro의 사용 목적은 주로 작업하는 컴퓨터가 근처에 없을 때, 초안을 만들거나 이미 만들어진 파일을 열람하거나 간단하게 수정하는 작업이 주 목적이고, 추가적으로 드로잉이나 필기 등을 해야 했습니다. 저는 Figma(피그마)란 도구로 디자인 작업을 주로 하기에 iPad에서 Figma를 활용할 수 있는 “Figurative(피규러티브)”란 앱을 활용하는데, 훨씬 더 딜레이 없이 라이브러리를 불러오거나 몇천 개 이상의 컴포넌트가 들어 있는 문서를 들어와도 컴퓨터와 다름없는 속도로 빠르게 로드해올 수 있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바로 전 세대에서는 캔버스를 로드 못해오는 등의 문제가 있었는데, 부드럽게 줌 인 줌 아웃도 되고 패스도 컴퓨터처럼 그릴 수 있는 것을 보니 큰 격세지감이 들었습니다.


이외에도 Adobe Illustrator나 Adobe Fresco(어도비 프레스코) 등, Adobe Creative Cloud 앱들이 하나둘 추가로 출시되면서 컴퓨터에서 작업한 복잡한 파일을 열어 이어서 작업하거나, iPad Pro에서 그리고 컴퓨터로 보내 이어 작업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등 이전보다 훨씬 안정적으로 iPad를 작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되어 만족했습니다.

 

Adobe Lightroom을 실행한 사진

 

경쟁 기종이나 12.9인치 모델과 같이 OLED를 탑재하거나 Mini-LED를 담지 않은 부분은 아쉽지만, 사실 주변이 완전히 어둡거나 밝을 때 같은 특이한 상황을 제외하면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 큰 불만을 느끼진 못했습니다. 11인치라는 크기는 태블릿 특유의 휴대성을 유지하면서, iPadOS 특유의 사용성을 한껏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크기이다 보니 들고 다니며 사용하기 편리했습니다.

 

 

iPadOS(아이패드OS, iPad용 운영체제)가 iOS로부터 분리되어 다른 노선으로 가게 된 이후, iPad만을 위한 기능들이 추가되며 점점 그 형태가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리뷰 시점(2021년 8월)에는 아직 베타 상태지만, 여하튼 iPadOS 15로 오면서 iOS와 macOS(맥OS, Mac용 운영체제)의 기능들을 적절히 흡수하여 사용성이 크게 개선된 점이 눈에 띕니다.

 

左 : SplitView로 두 개의 앱을 실행한 모습 右 : 멀티태스킹 창

 

iPadOS 15를 사용하면서 가장 많이 체감되는 개선점은 두말하지 않고 멀티태스킹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컴퓨터처럼 활용하기 위해 한 번에 여러 개의 앱을 표시할 수 있어야 함과 동시에, 스마트폰처럼 이동하면서 사용하기 편리해야 한다는 양 대척점에 있는 원칙들을 포용해야 하다 보니 태블릿 인터페이스는 생각보다 쓰기 편리하게 설계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iPadOS 또한 이전까지 Split View(스플릿 뷰, 화면을 반으로 나눠 두개의 앱을 표시하는 기능)나 Split Over(스플릿 오버, 화면 한 편에 앱을 띄워 표시하는 기능) 등, 넓은 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멀티태스킹 기능들을 iPad에 적용해왔었지만, 이를 활용하는 부분에서 “편리하다”는 인상을 대개의 사람에게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버전에서는 이러한 부분들이 대폭 다듬어지며, 좀 더 깔끔해지고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해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첫 번째로, 가장 기본이 될 수 있는 멀티태스킹 화면부터 새롭게 개선된 부분들을 요약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별도의 멀티태스킹 화면을 가지고 있었던 Split Over 앱이 원래의 멀티태스킹 창과 통합되어, 이제 한 화면에서 열려있는 모든 앱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창을 드래그-앤-드롭하여 다른 창에 겹쳐 곧바로 Split View 화면으로 만들 수 있게 된 점도 소소하게 강력해진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좀 더 심화한 부분을 보면, 한 앱에서 열린 여러 창을 모아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는 “앱 선반” 기능이 추가되어 창 관리도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左 : 멀티태스킹 메뉴 右 : SplitView의 앱 선택 화면

 

iPad에서는 Split View 등 창을 나누거나 띄우는 행위는 모두 제스처로만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제스처로 창을 닫고 전환하고 하는 행위는 본격적인 제스처 기반 스마트폰인 iPhone X의 탄생 훨씬 이전부터 전해지고 오던 iPad의 특징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이를 확장하는 형태로 창 관리 인터페이스를 만들다 보니 이러한 모습을 갖추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다만, 이 제스처 조작이 한번 이해하고 기억해둔다면 편리한 부분인 것이 맞긴 하나, 그렇게 직관적인 경험이 아니기도 하거니와, iPadOS로 넘어오며 지원하기 시작한 마우스나 트랙패드를 활용할 때 이들로 쉽게 제스처 액션을 수행할 수 없으므로 오히려 단점으로 두드러지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버전에서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서인지 “멀티태스킹 메뉴”라는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앱 상단의 “…” 모양 아이콘을 눌러 앱을 어떤 형태로 표시할지 선택할 수 있는 기능으로, 멀티태스킹 메뉴에 있는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전체화면과 Split View, 그리고 Split Over 상태를 오갈 수 있게 된 것이 특징입니다. 전체 화면 상태였던 앱을 Split View로 전환하거나, 이미 Split View인 상태에서 멀티태스킹 메뉴를 끌어내려 한쪽 앱을 닫았을 때, 실행할 앱을 바로 선택할 수 있도록 홈 화면을 보여주어 다음 앱을 이어 선택하는 것이 기존보다 한층 더 편리해졌습니다.

 

左 : Zoom에서의 센터 스테이지 옵션 右 : 제어 센터의 마이크 모드 옵션

 

요즘 iPad가 빛을 발하는 가장 좋은 분야는 재택근무로 인한 화상 회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만해도 컴퓨터에 웹캠이 따로 없다 보니 주로 iPad를 통해 화상 회의를 하게 되는데, 이때 iPad Pro와 iPadOS 15의 특수한 기능인 “센터 스테이지”와 “음성 분리 모드”가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센터 스테이지는 제가 설명하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거나, 카메라와 멀찍이 떨어져 있어도 제가 카메라에 잘 보이도록 이동하거나, iPad의 각도를 조절할 필요 없이 알아서 제가 화면에 적절히 보일 수 있도록 시선을 따라오게 하고, 멀리 있으면 줌도 당겨주는 등 회의를 하는 데 카메라 때문에 받는 불편함을 대부분 지워주었습니다. 특히, Apple 답지 않게 FaceTime용 전용 기능으로 구현된 것이 아니라, Zoom과 Google Meet(구글 밋) 등 실제 업무에 활용되는 앱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유용했습니다.


“음성 분리 모드”는 기존의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로 받는 음성을 한 번 더 머신 러닝을 통해 소음을 차단해 주는 기능입니다. 내 목소리를 제외한 모든 소음을 깨끗히 지워버리기에 설거지를 하면서 친구들과 보이스 챗을 나눠도 전혀 문제 되지 않을 수준의 음성을 전달시켜주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앱에서 지원해주어야 하는 센터 스테이지와 달리 시스템 전역에 적용되는 기능이기 때문에 원하는 통화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도 매력적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기능 이외에도 Mac과 iPad를 오가며 키보드와 마우스를 활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컨트롤”과, 어디서나 빠르게 메모를 남길 수 있는 “퀵 메모” 등 iPad 밖과 안을 오가며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글 쓴 날 기준 iPadOS 15가 베타 상태이기 때문에 모든 기능을 체험해보고 소개해주지 못해 아쉽지만, 지금까지 경험해본 것으로 어느 정도 가늠해본다면 전체적으로 기존의 기능들이 다듬어지고, 좀 더 iPad다운 기능들이 추가되며, 임팩트 있는 업데이트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활용도 면에서는 진일보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용하면서 느낀 단점

 

사실, iPad Pro 11인치 모델 대부분의 약점은 12.9인치라는 상위 모델의 그늘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11인치 모델이 iPad Pro 라인업의 주력 기종이 아니기도 하고,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영역에서 신기술이 도입되는 더 우등한 기종이 바로 위와 라이벌 회사들에도 있다 보니, 그와 비교되는 부분이 모두 단점으로 드러나지 않나 싶습니다.


그 예로 가장 체감되는 부분은 바로 디스플레이를 고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일단 위의 장점 파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LCD로서는 최고의 품질을 가지고 있어 일상적인 상황에서는 크게 체감되지 않을 정도로 우수한 화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LCD 그다음의 기술, mini-LED를 탑재한 12.9인치 모델이나,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Galaxy S7+(갤럭시 탭 S7+)등 상위 경쟁 기종과 비교하게 되면 명암비나 밝기 등 여러 요인에서 뒤처진다는 평가를 피해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약점은 빛의 양이 적정량을 벗어나는 경우에 크게 드러나게 되는데, 어두운 곳에서 영화를 본다거나, 야외 등 상당히 밝은 곳에서 사용한다든지 등 태블릿이기에 가능한 영역에 걸친 사용례에서 체감될 수 있어, 이에 민감하다면 11인치 모델 대신 더 우수한 사양을 가진 태블릿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Adobe Photoshop을 실행중인 모습

 

저의 경우에는, 사실 iPad 등의 태블릿 제품들은 컴퓨터의 약점을 채우는 “보완재”로서 활용했었을 때 가장 만족도가 높았었습니다. 그간의 Apple 생태계 기능들을 보아도, 하나의 데이터를 바라보고 동기화하는 iCloud(아이클라우드)라는 개념 이후로 점점 서로 못하는 부분들을 채우고 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Handoff(핸드오프)나 AirDrop(에어드롭)같은 연속성 기능들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 이러한 사용성을 뒷받침하고 있기도 했었죠.


지금의 iPad Pro 역시 그런 면으로 접근했을 때에는 기능적으로나 성능 면으로나 나무랄 것이 없지만, Apple이 주장한 대로 컴퓨터를 보완하는 제품이 아닌 “컴퓨터” 그 자체로서 바라보게 되면, 애석하게도 아직 활용도 등의 면에서 본격적인 컴퓨터보다 떨어지는 부분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상당히 원론적인 이유이지만 다기능의 전문가급 소프트웨어는 필연적으로 터치 인터페이스에 녹여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사실 컴퓨터의 그것을 그대로 옮겨온다고 해도 UI 편의성이나 최적화 면에서 좋은 이미지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Surface 등의 PC 운영체제를 담았던 태블릿들이 이미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부분을 생각하면, 두 가치를 만족하는 전문 소프트웨어가 나오기 힘들고, 그것이 곧 컴퓨터다운 사용례를 만들기 어렵다는 굴레로 이어지게 됩니다. iPad용 Adobe Photoshop이 터치 인터페이스를 위해 기존 PC 앱의 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인터페이스를 전통적인 Adobe 소프트웨어와 달리 이질적으로 만든 모습이 이런 모습을 대표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총평

이번 iPad Pro 11인치 모델에 대한 결론적인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이렇든 저렇든 결국 적수가 없는 강력한 태블릿임은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Apple이 그간 이야기했던 것처럼 “컴퓨터로서” 본격적인 전문 작업 용도로 쓸 수 있냐고 하면, 아직 거기까지 도달하지 못했다고 답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iPad를 계속 컴퓨터라고 포장하는 홍보 자체가 이 제품의 평가를 크게 격하시키는 요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플랫폼, 휴대성을 도모하는 폼 팩터, 터치 인터페이스 등 iPad가 가지고 있는 특징은 그 반대의 특성을 가진 전문 기기로서의 “컴퓨터”와는 성격 자체가 크게 다르기 때문입니다.


iPad Pro는 이동과 입력에 상당한 제약을 받는 이런 컴퓨터를 대신해, 이동하거나 밖에서 작업해야 하는 상황, 그림을 그리거나 필기로 메모해야 하는 상황 등 컴퓨터의 힘이 닿지 못하거나 닿기 어려운 영역을 채워주는 가장 “프로” 다운 보완재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문서 작성이나 간단한 그래픽 작업, 글 집필, Notion(노션) 등 협업 도구 활용 등, iPad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영역의 작업이라면, 가장 가까운 컴퓨터라 볼 수 있는 랩탑(노트북)을 대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잘 설계된 터치와 제스처 입력, 그리고 이를 위해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지 않은 간결한 인터페이스는 어느 장소나 상황에서건 그 활용도를 증대시킬 수 있기에, 이런 면에서 경직적이라 볼 수 있는 전통적인 형태의 랩탑보다 강점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특히 11인치 모델의 경우, 작은 크기로 인해 들고 다니기에도 더 편리하기도 하고, 거의 노트북 가격과 맞먹는 12.9인치와 달리 납득 가능한 수준의 가격이기에 훨씬 매력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분들에게는 추천!

  • 랩탑 대신 가볍게 들고 다닐 만한 태블릿을 찾고 계신다면
  • 넷플릭스만 보는 용도가 아니라 진짜 업무에 써야 하는 태블릿을 찾고 계신다면
  • 12.9인치(327.66mm) 모델이 너무 커 부담스럽다면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

  • 13인치(330.2mm)도 작은데 11인치(279.63mm)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면
  • 영화 보기, 책 읽기 등 단순 미디어 소비용으로 구매할 예정이시라면
  • 태블릿에서도 Windows나 Samsung DeX(삼성 덱스) 등의 데스크탑 환경이 훨씬 익숙하고 필요하시다면

 


같이 사용하면 좋은 제품들

Apple Magic Keyboard

 

iPad에 있어 키보드와 트랙패드는 사무 생산성을 크게 향상해주는 든든한 입력 장치 액세서리입니다. 촉감에 대한 물리적인 피드백이 있냐 업냐에 따라 결정되는 오타율과 키보드가 화면 밖으로 나옴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 가용 화면의 면적은 결코 무시 못 할 수준이기에, 문서 작업이나 글 집필 등 타이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키보드는 그 어떤 액세사리보다 필수품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기존에 주로 iPad와 함께 추천되는 블루투스 키보드들은 별도로 들고 다녀야 한다는 점, 그리고 일일이 충전하거나 배터리를 갈아주어야 하는 면에서 “언제 어디서나 바로 활용할 수 있다”는 태블릿의 가치를 크게 훼손했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iPad와 결합하는 일체형 디자인에, Smart Connector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아 별도로 충전할 필요가 없는 Magic Keyboard 등의 키보드 액세서리는 가격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해도, 위의 단점으로 인해 사용하는 내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것에 비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부분에 있어 의미 있는 투자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리뷰에서는 가장 강력한 Magic Keyboard를 예로 보여드렸지만, 트랙패드가 없는 대신 저렴하고 전통적인 구조로 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Smart Keyboard Folio나, 키보드를 분리할 수 있고 Surface와 같은 킥스탠드(Kickstand) 형태로 설계된 Logitech Combo Touch(로지텍 콤보 터치) 등, Magic Keyboard 이외에도 다양한 가격대와 디자인의 키보드가 준비되어 있으니 타이핑 해보며 취향에 맞는 키보드를 선택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Apple Pencil (2세대)

 

필기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태블릿이기에 가능한 특수한 영역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에, Apple Pencil은 iPad Pro에 없어서는 안 될 액세서리 중 하나입니다.


특히, iPad Pro를 지원하는 Apple Pencil 2세대 모델은 기괴(?)한 방식으로 충전하는 방식이었던 데다 별도로 휴대하고 다녀야 했기 때문에 편의적인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1세대 모델과 달리, 기기에 착 달라붙어 충전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어 전의 문제점들을 대부분 상쇄했습니다. 펜 하단에는 터치 센서가 들어가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면 지우개 등의 도구로 빠르게 전환되거나, 리디북스 등의 앱에서 책을 넘기는 등 다양한 활용도를 가지고 있어 이 역시 편의성이 매우 향상된 부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장점이 있기 때문에 Apple Pencil을 사용하는 것을 가장 권장드리기는 하지만, 필기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지 않으시다면, Logitech Crayon(로지텍 크레용)이나 Baseus(베이스어스)등 액세서리 업체의 호환 스타일러스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일단 Apple Pencil보다 큰 폭으로 저렴하면서, 필압 등을 제외한 팜 리젝션(스타일러스를 쓰는 동안 손바닥 등의 불필요한 터치를 인식하지 않는 기능) 등 Apple Pencil 전용 기능들을 활용할 수 있어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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